[2013년 디카 시장전망] DSLR ④시그마

2012년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격렬한 변화가 휘몰아쳤다. 새로운 규격의 디지털 카메라가 다수 등장했으며 고급화 경향이 두드러졌다. 스마트폰과의 연동성을 강화한 차세대 디지털 카메라들의 등장도 돋보였다. 지난 한 해를 정리하며 DSLR/콤팩트/미러리스 분야에 걸쳐 2013년 제조사별 마케팅 전략과 주력 모델에 대해 살펴봤다. <편집자주>

시그마, 포비온 센서와 렌즈군 기대돼

시그마는 이제 더 이상 '교환식 렌즈 전문 제조사'가 아니다. 렌즈뿐만 아니라 DSLR / 프리미엄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도 입지를 굳힌 시그마, 그 원동력은 필름과 같은 3층 감광 구조의 이미지 센서 포비온이다. 시그마는 포비온 이미지 센서의 성능과 화질을 꾸준히 개선해 2010년에는 APS 타입 신형 포비온 센서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다.

2012년, 시그마는 APS 타입 신형 포비온 센서의 치명적인 단점이었던 높은 단가를 낮추고 양산에 성공했다. 새로운 포비온 센서를 채택한 디지털 카메라 ‘Merrill’ 시리즈는 화질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제품군이다.

▲시그마 SD1 Merrill

2012년 2월, 시그마 DSLR 카메라 SD1 Merrill이 발표됐을 때 사용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. 이전 모델인 시그마 SD1의 가격이 70만 엔이었던 데 비해, 시그마 SD1 Merrill은 SD1과 같은 성능을 지녔음에도 가격이 20만 엔으로 낮았기 때문이다. 시그마 SD1 Merrill은 1500만 화소 X 3층 배열로 최대 9408 x 6272 고해상도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었다. 11점 AF 포인트에 풀 트윈 크로스 센서를, 본체에는 방진방적 설계까지 도입하는 등, 시그마는 SD1 Merrill을 통해 새로운 SD 시리즈의 가능성을 보여줬다.

이와 함께 시그마는 교환식 렌즈군을 Art(화질 우선의 고급 렌즈) / Sport(스포츠 촬영에 맞는 망원 렌즈) / Contemporary(스냅 촬영에 간편하게 응용 가능한 스냅 줌 렌즈) 등 3개로 개편했다.

▲시그마 APO Macro 180mm F2.8 EX DG OS HSM

렌즈군 개편 전, 시그마는 2개의 렌즈를 발표했다. 2012년 1월 발표된 시그마 APO Macro 180mm F2.8 EX DG OS HSM은 35mm 규격으로 1:1 접사 촬영 기능을 지원하는 최상위 접사 렌즈다. 이 렌즈의 180mm 망원 초점 거리와 F2.8 조리개의 조합은 환상적이었다. 여기에 시그마는 광학식 흔들림 보정 기능과 초음파 모터, 방진방적 설계까지 도입해 렌즈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.

▲시그마 18-250mm F3.5-6.3 DC Macro OS HSM

그 다음으로 시그마가 발표한 18-250mm F3.5-6.3 DC Macro OS HSM은 APS 타입 DSLR 카메라 전용 DC 렌즈다. 넓은 초점 거리 대역과 흔들림 보정 기능, 초음파 모터를 지닌 이 렌즈는 'Macro'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최소 초점 거리가 35cm로 짧다. 본체에는 신소재 TSC(Thermally Stable Composite)가 사용돼 크기와 무게가 줄었다.

▲시그마 35mm F1.4 DG HSM

하지만, 2012년 출시된 시그마 렌즈 가운데 최고의 인기 제품을 꼽으라면 단연 렌즈군 개편 후 출시된 Art 렌즈 시그마 35mm F1.4 DG HSM을 들어야 할 것이다. 스냅 촬영에 최적화된 35mm 초점 거리에 F1.4 개방 조리개를 지닌 이 렌즈는 화질면에서 동급 최고의 성능을 지녔다. 그러면서도 가격은 경쟁 제품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어서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.

2013년 시그마의 움직임은 어떨까? DSLR 카메라 부문의 경우 SD1 Merrill의 염가형 모델을 기대해볼 수 있다. 시그마 SD 시리즈 중, 보급기인 SD15는 2010년 출시됐으며, 아직 후속 모델이 등장하지 않은 상태다. 이미 신형 포비온 센서의 성능과 화질은 SD1 / DP1 / DP2 Merrill 시리즈를 통해 검증된 상태다. 센서 제작 단가가 낮아진 만큼, 신형 포비온 센서를 장착한 시그마 SD15의 다음 모델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.

▲시그마 120-300mm F2.8 DG OS HSM

시그마는 Art 렌즈, 35mm F1.4 DG HSM의 인기에 힘입어 Sport 렌즈인 120-300mm F2.8 DG OS HSM을 발표했다. 또한 Contemporary 렌즈로 17-70mm F2.8-4 DC Macro OS HSM을 제시했다. 이 두 렌즈의 공통점은 광학식 흔들림 보정 기능과 초음파 모터를 장착했다는 점, 고급 재질 렌즈를 도입해 본체 크기와 무게를 줄였다는 점이다. 2013년을 연 이 두 렌즈를 시작으로 시그마는 기존 렌즈군의 리뉴얼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.

시그마는 렌즈군 개편 이후 렌즈들에 첨단 기술과 신소재를 적극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. 그 일환으로 시그마는 렌즈의 펌웨어 업데이트는 물론 초점 교정까지 가능한 액세서리, ‘USB 독’을 발표했다. 2012년부터 시작된 35mm DSLR 카메라 시장 확대는 시그마에게 있어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.

차주경 기자 reinerre@it.co.kr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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